출처 : http://hiphople.com/neighborhood/749598

최정은양 페이스북

 

사진을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Neighborhood]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 
                            (Hi-Lite Records Supporters)

보통 공연을 잘 안다니는 힙합 팬들은 현재 홍대를 중심으로 열리는 힙합 공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를 것이다. 특히 힙합엘이의 독자들은 국내힙합보다 외국힙합을 주로 듣는 편인지라 더욱 더 그럴 것이다. 그래서 궁금하지 않을 수도 있고, 관심도 없을 수도 있지만 이 바닥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전달하기 위해 가장 열성적이라고 소문난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의 서포터즈들을 만나고 왔다.

* 본 인터뷰에 수록되어 있는 인터뷰이들의 답변은 힙합엘이의 의견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사전에 공지합니다. 또한 특정 공연 브랜드들은 모두 알파벳으로 표기했습니다. (해당 공연의 이니셜이 아닌 단순 알파벳입니다.)



LE: 안녕하세요. 힙합엘이 회원 분들이 아마 잘 모르실 것 같으니 먼저 한 명씩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희재: 이름은 최희재이고요. 21살이고, 대학교 재학 중이고, 힙합 좋아하고, 될 놈입니다. (웃음) 빨리 말해요. 대모님.

유정: 이름은 조유정이고요. 나이는 20살이고, 그냥… 힙합 팬입니다.

민경: 21살, 김민경이고, 대학 재학 중이고, 힙합 좋아합니다. 네. 지각했고요. 전철을 놓쳤고요.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웃음)





LE: 들은 바로는 유정 양은 아티스트 분들도 많이 안다고 하더라고요. 유명한 분 같은데…

유정: 아니요. 전혀요. 잘 모르겠는데요? 그런가요?





LE: 대모라고 많이 부른다던데…

유정: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몇 년 전에 싸이코반(Psycoban)이 저를 큰 손이라고 불렀어요. 그러다가 팔로알토(Paloalto) 오빠가 어느 날 ‘너는 대모다.’라고 하니까 제리케이(Jerry.K) 님이 ‘너는 어머니시다.’라고 해서 마마, 맘 이렇게 부르시더라고요. 이유는 잘 모르겠고요. (웃음)





LE: 원래 아티스트 분들은 근황을 물어보는데, 세 분은 다 학생이시니 지금 한창 학기 중이시겠죠?

유정: 바쁩니다. 과제 기계에요. 그래도 주말마다 공연 갑니다.

희재: 과제 기계, 시험 기계…

민경: 학점의 노예…





LE: 그럼 학기 중이라도 홍대로 공연은 항상 보러 오시는 거예요? 주말마다?

유정: 네. 고3때도 학기 중에 잘 다녔고요. 거의 매주 보러 오는 편이죠. 그래서 요즘 공연이 재미 없어요.

민경: 얘는 똑같은 패턴을 자주 보니까… 지난 주 공연에서도 이 곡 들었는데, 이번 주에도 세트리스트에서 한 곡 바뀌고 이런 경우가 많아요.

유정: 왜냐하면 제가 3일 공연하면 3일 다 가고, 한달 내내 하면 한달 내내 다 간 적도 있어요. 근데 세트 리스트를 보면, 웬만한 건 다 안 변해요. 그리고 옴니버스식 공연들은 지금 잘 나가는 활동하는 아티스트들만 불러서 하니까 모든 공연이 다 고만고만해요.





LE: 서포터 인터뷰는 저희도 처음인데, 아마 세 분도 인터뷰는 처음이시겠죠?

유정: 네. 그렇죠. 왜 하고 있지? (웃음) 당황스럽다.

민경: 그냥 사람인데…

희재: 치킨 사준다고 해서 치킨에 팔려왔습니다.





LE: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요. 일단 세 분이 힙합음악을 듣게 된 계기부터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힙합음악을 언제, 어떻게 처음 듣게 되었나요?

민경: 저는 중2때 깊게는 안 좋아하고, 예를 들면 드렁큰 타이거(Drunken Tiger)나 슈프림팀(Supreme Team)이나 다이나믹 듀오(Dynamic Duo)의 음악을 얕게만 듣고 있었어요. ‘이런 사람도 있고, 이런 사람도 있네?’ 하면서 더 깊게 파고들진 않았어요. 저는 좋아하는 노래 한 곡만 계속 듣는 편이라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냥 그렇게 가장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음악만 들었어요. 그러다가 왜 깊게 좋아하게 됐냐면, 자기 얘기를 (랩이라는 형식에) 맞춰서 하는 게 신기했어요. 그런 부분이 그냥 대중적인 노래들과는 확실히 달라서 개성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게 처음 계기였던 거 같아요.

유정: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쯤이었는데, 거의 언니가 듣는 음악을 훔쳐 들었어요. 근데 언니가 에미넴(Eminem)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같이 듣다가 중학교 때 친구가 (힙합을)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소울 컴퍼니(Soul Company)를 듣다가 제가 더콰이엇(The Quiett) 님을 시작으로 빠졌어요. 그렇게 중학교 쯤에 내내 그러다가 지금도 내내 그러고 있어요. (웃음) 그때 또 P&Q 때문에 팔로알토 오빠를 확실히 알게 되고, 그때부터 덕질(?)을 시작하게 됐죠.

희재: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5학년 때인가 중학교에서 축제를 하는데, 중학교 언니, 오빠 둘이서 드렁큰 타이거의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를 부른 거예요. 그냥 구경가서 봤는데, 그게 너무 멋있는 거예요. 진짜 좋다는 느낌이 확 들어서 바로 집에 와서 드렁큰 타이거 다른 노래들도 찾아봤어요. 그때 주위에서 에픽하이(Epik High)가 인기 있고 그래서 힙합이 저에게 다가오는 게 되게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유정: 허클베리피(Huckleberry P)세요? 인생이 자연스러워. (전원 웃음)





LE: 그럼 힙합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나 감상이 각자 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민경: 전 가사요. 아까 얘기했듯이 되게 다양한 주제를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기막힌 문장으로 표현해내는 게 정말 멋있고 새로웠어요. 사실 그렇게 자기가 어디에 살고,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이 있었고 등등의 내용을 지루함 없이 표현하는 게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가장 매력을 많이 느꼈고, 그 다음에는 대중가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힙합 비트에서 많이 느꼈어요.

유정: 저도 처음엔 가사적인 부분을 봤죠. 중,고등학생 때 확실히 아티스트들이 중,고등학생들을 타겟으로 하니까 그런 내용도 많았어요. 그리고 저는 사실 제일 맨 처음에는 야한 거를 많이 들었었거든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조PD도 그렇고, 버벌진트(Verbal Jint)도 그렇고 되게 야한 걸 들었는데, 그런 게 제 눈에 띄었나 봐요? (웃음) 아무튼 중,고등학생 때는 확실히 제가 공감하기 좋은 그런 노래들이 많이 나왔어요. 소울 컴퍼니가 아무래도 그런 쪽으로 많이 했었죠. 그래서 그렇게 되게 자연스럽게 꾸준히 들었던 거 같아요. 물론 지금은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얼굴도 보고 막 이러지만… 그때는 하나도 몰라서 공연 갔을 때 되게 충격을 받고 그랬었거든요. 의외로 다르게 생겼구나 하면서… (전원 웃음)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으려고 해도 그렇게 많이 나오질 않아요. 나와도 공연 사진이고, 딱히 이렇다 할 프로필 사진이 있지 않았으니까… 예전에 막 팔로알토 오빠가 군대 가기 전에 힙합플레이야에 팔로알토 군대 간다라는 제목에 반팔티 입고 골목에서 담배 들고 있는 그런 사진들밖에 없고 그랬어요. (웃음) 확실히 실물하고는 느낌이 달랐죠.

희재: 저도 가사나 표현적인 면에서… 왜냐하면 제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가던 시기에 아이돌 그룹들이 엄청 많이 나왔었어요. 제 주위에도 다 아이돌 그룹 좋아하고… 근데 걔네 노래 들어보면 진짜 뻔하잖아요. 사랑 노래밖에 없고. 근데 이쪽 음악은 들어보면 사랑도 있고, 가족도 있고, 사는 얘기도 있고 그렇게 다양하니까 그런 거에 매력을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LE: 저는 중3때부터 힙합을 들었는데, 그때 저는 외톨이 같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고 힙합, 특히 언더그라운드 힙합을 좋아한다는 건 일반적인 사람들의 음악적 취향을 생각하면 취향적으로 외톨이가 되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세 분도 그런 부분에서 공감하시고 서러울 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내 MP3 빌려가면 절대 안 듣고 다시 바로 돌려주고… (전원 웃음)

유정: 맞아요. 맞아요. 뭔지 알아. 처음에는 일단 빌려가잖아요. 근데 ‘이게 뭐야?’하는 거죠. 제가 중학교 다닐 때는 저랑 같이 (힙합을) 좋아하던 애를 찾았어요. 걔랑 항상 같이 들었는데, 같이 아티스트들 얼굴 찾아보고 놀라고 그랬어요. 처음엔 음악만 들었고, 그때는 앨범 커버에 자기 얼굴을 넣기보다는 다른 방식의 아트웤이 되게 많이 사용되었거든요. 그래서 아티스트들 얼굴을 알지 못했는데, 찾아보고 완전 충격 받고 더콰이엇은 더 좋아지고… (전원 웃음) 저 아직도 더콰이엇 엄청 좋아하거든요. 약간 첫사랑 같은… (웃음)

민경: 잊지 못하는, 아련한…





LE: 근데 그런 외톨이 같은 상황이 여성 분들은 좀 더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힙합이 원래 과격하고 남성다운 음악적인 색깔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남자들이 좀 더 접근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여자들 중에는 그런 접근하는 사람의 수가 남자들에 비해 적을 것 같아요. 같이 힙합을 좋아하는 친구를 찾기도 어렵고요.

민경: 맞아요. 저도 저 혼자 좋아하고, 애들이 드렁큰 타이거 노래 하나도 몰랐는데 같이 노래방 가면 제가 “편의점”이나 “난널원해”같은 노래를 부르니까 저로 인해서 애들이 (힙합 음악을) 알았어요. ‘“난널원해” 나 그거 알아. 너 맨날 노래방에서 부르잖아’라고 하면서 그렇게 알고서 저보고 ‘뭐 이런 걸 들어?’라고 하진 않았는데 제 MP3는 빌려가지 않았죠. (전원 웃음)

유정: 중학교 때까지는 그랬는데, 고등학교 때부터는 2010년 즈음부터 박재범이 일리네어 레코즈(Illionaire Records)랑 같이 이것저것 하게 되면서 소위 말하는 ‘얼빠’, ‘빠순이’들이 모이게 됐죠. 블락비(Block B)의 영향도 있고요. 그때부터 달라졌죠. 아무래도 공연들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고, 커뮤니티에서도 확산이 빠르니까 빈지노(Beenzino)같은 경우에는 훨씬 더 빨리 알려지고 그랬죠. 하이라이트 레코즈는 몰라도 빈지노는 알고, 피처링했던 걸 들어서 알고 그런 식으로 고등학교 때는 훨씬 많아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제 친구들이 비프리(B-Free)를 다 알거든요. 제가 하도 언급을 많이 하고 고3때 애들한테 [희망]을 다 선물하면서 ‘야, 니네가 그렇게 말로만 듣던 비프리다.’라고 그랬거든요.





LE: 영업하신 거네요? (웃음)

유정: 네. 그렇죠. 영업 뛴 거죠. 아무튼 이쯤부터 긱스(Geeks)도 나오고 하니까 확실히 힙합에 대해서 제가 더 소외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물론 제가 듣는 거는 훨씬 소외되죠. 근데 ‘랩 뮤직’에 있어서는 애들이 다 알기는 알았죠. 랩퍼들이 다른 노래에 피처링도 많이 하고 하니까 애들이 거부감은 없었죠.





LE: 세 분은 서로 같이 공연을 다니면서 알게 되신 건가요?

유정: 그렇죠. 트위터도 있고…





LE: 음악 처음 듣기 시작했을 때의 느낌도 있지만, 처음 공연을 가게 됐을 때도 재미있고 신기했을 것 같아요. 처음 가게 된 힙합 공연이 어떤 공연이었고, 어떤 느낌이었나요?

유정: 처음 가게 된 공연이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제가 처음에는 [소울 컴퍼니 쇼]나 특정 몇 개 공연만 가다가 고1때 본격적으로 공연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중학교 때는 아무래도 친구랑 노는 게 더 재미있어서… 그러다가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G 공연 1회를 갔었어요. 그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주 가고 있어요. (웃음) 그게 2010년 여름인가… 6월, 7월? 그때 화나에게 충격 받았었어요. 화나가 그때부터 살이 빠졌었거든요. (전원 웃음) 원래 화나가 이러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다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때 여름 화나가 있고, 겨울 화나가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셨는데, 아직 유지되고 있으시더라고요.





LE: 충격을 받았다는 게 뭔가 공연을 보면서 음악적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게 아니고 외모적으로… (전원 웃음)

유정: 네. 왜냐하면 딴 건 다 괜찮고 좋았어요.

희재: 저는 처음 간 공연이 2009년 [소울 컴퍼니 쇼]이었어요. 아까도 말했듯이 여자가 힙합 좋아한다는 것에 대한 선입견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음악에 있어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게 없잖아 있었어요. 왜냐하면 여자 애들은 다 아이돌 그룹 좋아하고, 사랑 노래 좋아하는데 저는 막 욕하는 노래 듣고 있으니까… 

유정: 맞아. 애들이 다 야하고 욕하는 줄만 알아.

민경: 잘 안 들리는 랩.

희재: 근데 그냥 자기 스스로한테만 당당하면 되는 거 같아요. 친구들이 최신 가요 노래하거나 말거나 저는 열심히 힙합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걸 공유하고 싶으니까 친구들한테 ‘이거 들어. 무조건 들어. 한번 들어봐.’라고 하면서 홍보하고, 공연도 ‘야, 이번에 좀 잘생긴 애 올 것 같은데 같이 가자.’라고 하면서 끌고 가고 그랬어요.

유정: 내 친구들은 절대 안 가는데… 다 공방(공개방송) 가. 공방.

희재: 그때 [소울 컴퍼니 쇼] 갔을 때도 제가 여고를 나왔는데, 저희 반에 친한 친구가 어느 날 소울 컴퍼니 노래를 듣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친구랑 힙합 얘기도 하고, 그렇게 잘 통하니까 공연도 같이 가고 그랬어요. 되게 신선했어요. 말로만 듣던, 앨범으로만 듣던 그 소울 컴퍼니를 실제로 보니까 되게 신기하고, 공연장 분위기도 자유스럽고 사람들이 서로 신경 안 쓰고 놀잖아요.

유정: 그리고 그때만 해도 어른들 되게 많지 않았어? (희재: 맞아. 맞아.) 확실히 지금은 20대 초반, 10대 후반이 관객층이잖아요. 근데 그때만 해도 남자도 되게 많고, 성인 여자들도 되게 많았어요. 그랬는데 제가 커갈수록 서서히 제 또래 아니면 저보다 훨씬 어린 애들이 많고…

희재: 저번에는 줄 서 있는데 누가 ‘몇 살이에요?.’라고 하길래 ‘저 21살이요.’라고 하니까 그렇게 안 보인다면서 본인들은 98년생, 99년생 어쩌고저쩌고 하더라고요.

민경: 정말 시간이 갈수록 연령층이 어려지는 것 같아요.

유정: 제 주변에 같이 공연 보러 다니는 언니들도 자기 일도 있고 해도 오고 싶은데 오는 게 더 스트레스인 거죠. 제가 처음에 (공연을) 보러 갔을 때만 해도 5시 공연 선착순 번호표 배부라고 치면 3시에 가도 1등이에요. 가격도 진짜 싸고 그랬는데... 근데 박재범 팬들이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원래 박재범 한번 보려면 한 10여 만원은 들여야 하는데, 3만원에서 4만원에 볼 수 있으니까 상관없다고. 그때 저는 충격을 받았죠.

민경: A 공연 때는 현수막도 들었다던데…

유정: 플랜카드 들고 장난 아니야.

 

 

 

LE: 아이돌 팬들이 공방 뛰는 거랑 비슷한 거네요.

유정: 그렇죠. 그런 거랑 비슷한 문화가 되고 있는 거죠. 일리네어 레코즈도 그러는 거 본인들도 안대요. 아는데 그냥 넘어가는 거죠. 그 덕에 더 오는 것도 있을 테니까.





LE: 근데 팬들이 플랜카드나 현수막을 박재범 씨가 출연 안 할 때도 들고 오나요?

민경: 아뇨. 그렇진 않아요. 사진 찍는 사람들은 많아요.

유정: 그러니까 박재범 보러 플랜카드나 현수막 들고 일리네어 레코즈 공연을 왔다가 일리네어 레코즈 팬이 되는 거죠. 사실 플랜카드나 현수막은 오버고, 큰 카메라를 들고 와요.

민경: A 공연 때 지코(Zico)가 왔을 때도 뒤에서 현수막 들고 플랜카드 들고… 홍대에서 플랜카드가 나올 줄은 몰랐어요. (웃음)

유정: 아무튼 확실히 관객 연령층이 어려지고 이런 게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희재: 그런 상황에 영향을 주는 아티스트들 있잖아요. 빈지노, 지코, 박재범 등등... 저도 팬이에요. 음악도 열심히 듣고 앨범도 사는데, 공연은 가기가 꺼려져요. 이 분들이 출연하는 공연을 가면 저희는 특정 인물이 보고 싶은 게 아니고 그냥 그 무대가 보고 싶은 건데 다른 사람들은…

민경: 사실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받기 시작한 것도 일리네어 레코즈였어요. 왜 그랬냐면 일리네어 레코즈가 예전에 선착순 입장을 했는데, 일요일 공연인데 사람들이 금요일 밤부터 줄을 서는 거예요. 그래서 일리네어 레코즈가 인터파크에서 예매순으로 입장하는 걸 처음 시작했죠. 근데 예매순 입장의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는데, 저는 예매 문화가 한 순간에 바뀌어버리니까 기분이 이상했어요. 예매도 못할뿐더러, 원래는 그냥 가서 보면 되는데... 저희는 티켓팅 놓치면 새벽 2시까지 안자고 취소표 노리고… 힙합플레이야가 차라리 낫죠. 뭔가 설레는 맛이 있어. (전원 웃음) 결제 다하고 나서 나중에 몇 번인지 보는 거니깐요.





LE: 뒤쪽에 이런 것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으니까 조금 이따가 더 해보도록 하고요. 일단 항공모함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게요. 항공모함은 어떻게 결성되었고, 누가 결성을 주도했는지 궁금해요.

유정: 원래는 다 아는 사이였어요. 근데 언제 한번 다들 항공모함에 가입을 해서 팔로알토 오빠랑 채팅을 해보겠다고…





LE: 원래는 항공모함이 팔로알토 님 팬클럽 이름이었나요?

유정: 네. 2009년에 개설된 항공모함이란 이름의 싸이월드 클럽이에요. 근데 그게 사실 그냥 망했어요. 솔직히 클럽이 다 망했어요. 제가 고1? 고2까지만 싸이클럽 세대였어요. 

희재: 그때까지는 싸이클럽에서 다 소통을 하는데, 스마트폰 생기고 하니까…

유정: 거기가 짱이었어요. 왜냐하면 궁금한 거 있으면 클럽에서 알려주고, 글 쓰면서 놀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때도 물론 트위터를 하긴 했는데, 저희는 웹으로 시작을 했었죠. (웃음) 아무튼 그러다가 스마트폰 생기고, 페이스북 많이 하면서 페이스북 같은 게 하기가 쉽잖아요. 그러면서 싸이클럽이 잊혀지고, 싸이월드가 망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항공모함 싸이클럽도 망했는데, 팔로알토 오빠한테 엄청 졸라서 우리 옛날 생각나게 채팅 좀 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항공모함 멤버들이 채팅방 들어와서 같이 채팅 하다가 졸리잖아요. 그러니까 끄고 카톡하고… (웃음) 아무튼 그러다가 인생의 일부가 됐습니다. 근데 그게 팔로알토 = 항공모함이 아니고 그냥 거기서도 ‘더콰이엇 잘생겼다.’, ‘이센스(E-Sens) 쩐다.’, ‘마이노스(Minos) 짱짱맨이다, 우주최강.’ 이러기도 해요.

희재: 그리고 저희가 하이라이트 레코즈 팬이라서 좋아하긴 하지만 저희끼리 비판도 하고 그래요. (전원 웃음)

유정: 제가 하이라이트 레코즈 처음 설립됐을 때부터 팬이어서 비프리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근데 정말 좋아하면 잘못된 거에 대해서는 계속 얘기를 해줘야 해요.

희재: 아티스트 스스로가 모르는 걸 저희는 볼 수 있으니까요. 제 3자 입장에서 얘기를 해주죠. 그냥 팬이라고 무작정 다 좋다고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민경: 물론 팬이지만 다 감싸주기보단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고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건 저희끼리 많이 얘기하고 토론도 하고 그래요.

유정: 옛날에 비프리가 옛날에 공연에서 가사 진짜 많이 틀렸거든요. 예를 들어 금,토,일 이렇게 세 번 공연을 해요. 똑같은 부분도 아니고 매일 다른 각양각색의 구절에서 계속 틀려요. 그러니까 힙합플레이야 옛날 글 찾아보면 욕하는 글 엄청 많아요. ‘비프리 이 새끼 라이브 존나 못한다. 맨날 다 틀린다.’라고 하면서… 그래서 제가 비프리한테 가사 틀리지 좀 말라고 편지 쓴 것만 한 몇 십 개 될 걸요? 아무튼 비프리 오빠는 그걸 받아들이고 안 틀리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요즘 보면 진짜 많이 나아졌거든요. 가끔 틀리긴 하지만…





LE: 결론적으로 항공모함은 뭘 하는 곳인가요?

민경: 힙합 좋아하는 모임? 근데 모임이라고 하기에도 왠지 이상한 것 같아요. 그냥 팬들…

희재: 그냥 저희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 마땅치 않으니까 그냥 제가 항공모함에 ‘er’을 붙여서 항공모하머라고 했는데 다 그렇게 불러주시더라고요. 팔로알토 오빠도 그렇게 불러주고…

유정: 그냥 없어요. (웃음) 항공모함은 그냥 싸이클럽이고요. 저희는...

희재: 저희는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연이 있으면 다 가지만, 이것 뿐만 아니라 다른 공연들도 다 가요.

유정: 싸이클럽은 진짜 그냥 그 방학때 했던 채팅이 끝이었어요.

민경: 비프리는 싸이월드 싫어해요.

유정: 맞아요. 비프리는 싸이월드를 싫어해요. 음원 정액제를 싫어해서… 그래서 네이트온을 안 해요.

희재: 저희는 저희끼리도 팔로알토 오빠 없이도 편지 쓰고 채팅 잘하고 그래요.

유정: 그러면 팔로알토 오빠가 한 달에 한번씩 와서 댓글 달아주고 그랬어요. 아무튼 저희는 싸이클럽 항공모함에서 친해졌으니까 그냥 항공모함인 거예요.

민경: 그냥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연을 중심으로 모든 공연을 다 보러 다녀요.

유정: 그냥 힙합 팬? 근데 그 중에서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조금 더 좋아하는 거죠. 그리고 딱히 클럽이 아니라 카톡방이에요. (웃음)





LE: 근데 그 중에 남성 분도 계신가요?

유정: 네. 임세호 씨라고… 에치포르테(EtchFort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민경: 사실 세호 오빠는 항공모함 아니라고 부정하는데 부정할 수 없이 오빠는 이미 항공모함 마지막 멤버에요. 임단장님. 근데 그냥 저희 또래인 남자 멤버는 없어요.





LE: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닌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공연을 보러 다니는 데에 쓰는 돈이 많을 것 같아요.

유정: 그렇죠. 제가 고2때 공연 갔던 걸 정리해봤는데, 한 200개 정도? 되는 거 같아요.

희재: 고2때만? 1년이 365일인데… (전원 웃음)

유정: 하루에 공연 2개 갔을 때도 있고요. 여름방학 때는 거의 다 간 거예요. 대형 공연 말고도 까페에서 하는 공연 같은 것도… 제가 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이라이트 레코즈 여름 스케줄을 다 갔었어요. 오션 월드까지. (웃음)





LE: 근데 그렇게 공연을 보는 데에 많은 돈을 쓰다 보면 다른 데다가 쓸 돈이 없지 않나요?

유정: 없죠. 부족해요. 그리고 딴 데 쓸 시간도 없어요.

희재: 근데 저희가 좋아서 그러는 거니까 아깝지는 않아요. 투자한다고 생각해요.

유정: 근데 이제는 좀 아까워요. 공연이 이렇게 계속 다 똑같고 재미가 없으니까. 며칠 전에도 제가 (트위터에) 엄청 길게 썼는데, 오빠들도 ‘어차피 시험기간이든 뭐든 올 사람은 와.’라고 해요. 그래서 올 애들인 저 같은 애들이 (공연을 보러) 오죠. 근데 안 올 사람들은 안 온단 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공연하고 적자 났다고 해요. 그런 게 다 자기들이 체계적이지 못했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근데 팬들도 이것 때문에 저것 때문에 싫대요. 둘 다 싫어. 그렇게 둘 다 똑같으니까 그냥 똑같이 계속 이러는 거예요. 그게 너무 짜증나서 솔직히 이제는 공연 많이 가고 하는 그런 서포트를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는 거예요. CD를 사준다 해도 화나 가사 중에 CD 팔아봤자 만원도 안 남는다, 아니 만원도 안 남는 거 팔아서 뭐하냐는 가사도 있어요. 그런 거 들으면 ‘뭐야, 어쩌라는 거야?’라는 생각만 들어요. 사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그러면서도 밤에 감성 터질 때는 ‘팬 분들 없으면 제가 여기 없었을 겁니다.’라고 하고… 그런 게 짜증나요.

민경: 그런 게 회의감이 드는 게 없지 않아 있어요.





LE: 공연 관람 지출을 줄이기 위해 서포터를 하는 경우도 있나요?

유정: 있을 수 있죠. 다른 얘기긴 한데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는 이름이 어떻게 생겨났냐면, 저희가 팔로알토 오빠한테 먼저 제안한 거라서 딱히 우리 이름을 열거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라고 해요. 근데 팔로알토 오빠가 오글거리게 자꾸 그 말을 계속 쓰는 거예요. 제발 쓰지 말라 했는데… 근데 오빠도 그냥 조유정 외 몇 명이라고 할 수도 없고 하니까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라고 말하는 건데, 아무튼 그러다가 저희가 그 이름을 쓰면서 활동하자 해서 하고 있는데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는 돈을 써요. 왜냐하면 저희가 공연할 때 티켓, 관객들이랑 아티스트들 물, 도시락하고 간식까지 항상 해줘요. 이것도 맨날 맨날 해주고 싶지는 않았어요. 익숙해지면 당연시 여길 까봐… 근데 지금 충분히 당연시 여기고 있고요. ‘티켓 해줄 거야?’라고 하면 ‘네? 네. 네. 네.’하지, ‘아뇨. 이번에 저희 해줄 생각 없는 데요.’라고 할 순 없잖아요. 그런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분신]때도 케익, 샴페인, 과자, 목걸이 이런 거 다해주니까 적자나요. 그리고 오케이션(Okasian) 송별 공연 때도 한 10만원 어치 사다 주고 그랬는데… 하여튼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는 돈을 쓰죠. 지출을 위해 하는… 어쨌든 좋아서 하고 있어요.

희재: 다른 공연은 뭔가 친근한 관계인데, 하이라이트 레코즈 서포터즈는 약간 일적인 관계? (전원 웃음) 아, 그리고 [분신]때도 파격으로 티켓 가격을 만원으로 했잖아요. 근데 오빠들이 너네 서포터즈들 공짜로 초대해준다고 하는데 저희는 그게 싫은 거예요. 아니 티켓도 만원인데… 저희 신경 안 쓰셔도 되니까 지금처럼 공연 개짱으로 하고 막 그냥 승승장구 했으면 좋겠어요.

유정: 저는 그 전부터도 솔직히 하이라이트 레코즈가 좀 안타까운 그런 게 있어요. 더 잘 될 수 있는데 좀 멈춰있는 느낌? 어쨌든 서포터즈는 ‘그럼 차라리 공연할 때 돈 나가는 거 줄여라. 우리가 내겠다.’라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된 거예요. 솔직히 제가 봤을 때는 그게 제일 현명한 서포터인 거 같아요. CD를 한 사람이 열 장사서 뭐해요. 어차피 한 장밖에 안들을 건데. 그러니까 그런 건 별로 서포트가 아닌 거 같고, 공연도 어차피 기획자 돈 벌어다 주는 거니까 아닌 거 같고… 그러니까 단독 공연 아니면 딱히… 그런데도 (공연은) 다 가죠. 아무튼 하이라이트 서포터즈는 그런 개념이에요.





LE: 보통 서포터즈는 지원공고를 내서 한번 정식으로 받은 건가요?

유정: 네. B 공연 서포터즈는 매회마다 지원을 받아요. 그래서 매회마다 하는 친구들이 다른데, 사실 공연기획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널려있잖아요. 저도 지금 그쪽을 전공으로 하고 있는데, 얘도 한다 그러고 쟤도 한다 그러고… 희재 언니도 국문학과 다니다가 갑자기 한다고 그럴 수도 있잖아요. 근데 아무나 하려고 해도 여기는 그런 사람들까지 다 받아주잖아요. 그래서 개나 소나 붙어서 한번 같이 했다가 망하면 마는 거고, 잘되면 잘되는 거고 그런 식이에요. B 공연 같은 경우에는 아예 브랜드를 확실히 하고자 하는 게 있고, C 공연은 매주 해 봤자 안되잖아요. 매주 하니까 안 되는 건데… 생각이 없나 봐요. 왜냐하면 1주일 동안 홍보를 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가겠어요. 근데 그걸 매주 금요일마다 한다? 무슨… C 공연은 생각이 잘못되어서 망하는 거 같고, D 공연 같은 경우는 오래했지만 기획자가 돈 벌어먹자고 하는 거니까 그래서 더 안 되는 거고…

 

 

 

 

LE: D 공연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이어가 볼게요. 최근 팬들 사이에서 D 공연이 인식이 좋지 않다는데, 자세한 내막이 무엇인가요?

민경: 제가 D 공연 스탭을 지원했었거든요. 열 몇 명이 뽑혔어요. 근데 처음 뽑는 거래요. 1회인데 좀 많이 뽑아서 의아했는데, 뽑고 나서 홍보를 시켜요. 그때 단체 카톡방을 만들었는데, B 공연 얘기를 좀 하면 B 공연 기획자인 콘브리오(Conbrio) 오빠는 되게 친하게 잘 대해줘요. 가족 같은 분위기로 대해주는데, 그러면서도 할말 안 할 말은 구분을 해요. 근데 이 사람은 아티스트 누구는 인기가 안 좋아서 자기가 섭외를 시도했다가 안 했다. 같은 식으로 얘기를 해요. 그런 말이 아티스트를 갖고 노는 거 같잖아요. 저는 알고 싶지 않은데 아티스트 페이도 은근히 얘기를 하는 거예요. 누구는 얼만데, 티켓파워가 약해서 섭외를 안했다. 그 얘기를 듣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그래서 ‘아, 이 사람 이번에 어떻게 하는지 보기만 하고 나와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근데 쇼 당일 날 스탭들을 좀 일찍 부르더니 자기가 너무 많이 뽑아서 케어를 못하겠다고 갑자기 해체를 하겠다는 거예요. 여기서부터 벌써 어이가 없죠. 그런 부분조차 계획하지 않고 사람을 무작정 뽑고, 심지어 홍보까지 시킨 거죠. 그 날 제 친구도 왔었고, 공연 덕에 알게 된 외국 분도 제가 홍보해서 왔었는데 괜히 억울한거에요. 그러더니 영상이나 편집할 줄 아는 사람은 손 들어보래요. 손 든 사람은 잠깐 빠지래요. 저 쪽 어디에 세워놓더니 나머지 스탭들은 밑에 내려가서 공연을 보래요. 공연 보여주려고 일찍 부른 거래요. 오늘 해체인데, 미안하지만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보여준 거 같은데… 그 사람 스탭 면접 볼 때도 의자에 기대서 아랫사람 취급하듯이 봤어요.

유정: 제가 그 사람에게 나중에 얘기를 했더니 이번에 전화가 와서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래요. 그래서 그건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거고… 그때 왜 싫었냐면, 첫 번째로 자기 트위터는 공식적인 이야기만 쓰는 데라고 그래 놓고 그 전에 몇 번 트위터로 되도 않는 드립들을 쳤었어요. 그리고 아티스트들한테 맨날 멘션을 보내요. 그런 거 솔직히 보기 좀 안 좋다고 얘기하고, 거기다 서포터즈들 막 자르는 것도 최악이고, VIP는 더더욱 최악이다라고 정리해서 멘션을 보냈었어요. 그랬는데 그 사람이 완전 감정적으로 대처를 했어요.





LE: 근데 유정양은 항상 일단 다 내지르고 보나 봐요? (웃음)

민경: 약간 돌직구 스타일이에요.

유정: 네. 맞아요. 그래서 저희 언니가 저보고 길가다가 총 맞을 거라고… (전원 웃음) 어쨌든 이야기를 더 이어가면, 사실 B 공연이랑 D 공연이 공연을 같이 한번 하려고 했었어요. 좀 크게 하려고 했었는데, 일정도 생각 안하고 무조건 비싸고 좋은 애 데려오라고 하는 거예요. 아메바컬쳐(Amoeba Culture) 멤버들이나 버벌진트(Verbal Jint)도 자기들 회사가 있고 연말 콘서트가 다 잡혀 있을 텐데, 그런 건 생각 안하고 기획하다가 흐지부지됐었어요. 근데 D 공연 서포터즈를 뽑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어떻게 할지 궁금한 거예요. 언니들이 면접을 간대요. 그래서 따라가봤어요. 가서 봤는데, 사장님 의자처럼 미친 듯이 젖히고 앉아서 ‘뭐 더 말할 거 없어요? 해줄 거 없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LE: 약간 사짜 느낌 나는…

민경: 사무실이 그냥 주택인 줄 알았어요. 민간인 주택.

유정: 그런 거 있잖아요. 공장형 건물 같은… 텔레마케터들 모아놓고… 그래도 꼴에 강남이라고 불러서 면접 보는데, 아까 말했던 그런 식으로 했던 거죠. 그래서 제가 나중에 전화로도 다 얘기를 했는데, 만나서 얘기를 하자는 거예요. 자기는 무조건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한다고. 근데 나는 너의 말하는 태도가 싫기 때문에 만나지 않겠다고 하면서 덧붙여서 면접을 보러 왔는데 자기가 그 정도는 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 거예요. (웃음)

민경: 마인드가 딱 사장님 마인드인 거예요. 같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랫사람을 구하는 느낌인 거죠.

유정: 저희 B 공연은 으쌰으쌰해서 같이 할 사람들? 그래서 밥 같은 거라도 사주고 그런 식인데, 그 사람은 그런 게 없어요. 그래서 제가 짜증나서 ‘페이는 없어요?라고 하니까 자기가 처음이니까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거예요. 또 맞받아쳐서 ‘공연 안 되는 거 같아도 엄청 잘되던데요?’라고 하니까 그때 자기 울 뻔 했다고… 자기가 생각한 것 만큼 안된 거죠. 그 사람은 맨날 할렘, 코쿤, NB2 이런 데서 하는데 안 된다는 거죠. VIP 관련해서는 어떤 아티스트가 VIP는 돈을 더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어요. 돈을 더 받는 건 좋은데, 현매가로 하던가 현매가보다 더 비싸게 받는 게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그 사람이 자기는 되고 너는 안 된다는 식으로 너무 말이 안 통하니까 그냥 하시던 대로 하시라고 통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계속 똑같은 얘기를 또 하고

민경: B 공연 날 D 공연 회의를 했었대요. 저는 그때 B 공연 서포터즈여서 거기는 안 갔거든요. 근데 그때 사람들한테 그렇게 얘기했대요. 저는 음악 좋고 그런 거 모르겠고, 그냥 돈 벌려고 하는 거라고. 그 얘기를 스탭들한테 대놓고 한 거죠.

유정: 화났던 이야기 하나 더 생각났어요. 예전에 빈지노한테 계속 러브콜을 보냈었어요. 근데 계속 섭외를 못했어요. 그러다가 한번 빈지노가 같이 하게 된 거예요. 계속 못하다가 E 공연에 서게 되니까 ‘빈지노를 모시게 됐습니다.’라는 식으로 트위터에 남긴 거예요. 그래서 ‘빈지노는 모셔오는 거고 나머지는 데려오는 거냐?’라는 식으로 저희가 얘기를 했죠. 뭐라고 꽁알꽁알 대는데, 아무튼 그거 때문에 제일 화가 많이 났었죠. 솔직히 빈지노가 티켓 파워가 제일 좋은 거 알죠. 저도 공연기획 하는데 당연히 알죠.

희재: 유정이가 그때 ‘그래요. 열심히 하세요’라고 하면서 돌직구를 날렸는데, 그쪽에서도 리트윗을 했나?

유정: 팬들은 ‘아, 왜 누가 뭐라 그래요~ D 공연이 짱이에요~ 오빠 힘내세요.’라고 하더라고요.

희재: 그걸 보고 유정이 뿐만 아니라 저희도 너무 화가 났어요. 그래서 제가 하나하나 그 사람이 뭘 잘못했나를 워드로 쳐서 유정이한테 보냈어요. 어차피 유정이가 총대 맸으니까… 그래서 멘션을 7개를 빡 빡 빡 빡 보냈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할 말이 없잖아요.

유정: 그러고 답으로 온 멘션이 계정이 공식적인 계정이라서 답변을 해드릴 수가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공식적이신 분이 그 전에 했던 되도 않는 농담 같은 건 어떻게 올렸냐고 얘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됐으니까 너랑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멘션을 씹었더니 제가 갔던 공연의 명단에서 제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한 거예요. 그리고 웃겼던 게 전화를 해서 ‘항공모함 클럽장이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웃음) 서포터즈 얘기에 대해서는 왜 너가 서포터즈하지도 않고 왜 내부 사정을 얘기를 하냐고 하는 거예요.

민경: 그게 저랑 같이 D 공연 스탭이 됐던 언니가 한 명이 있는데, 그 사람 마인드랑 하는 행동이너무 열 받아서 (유정이한테) 다 얘기를 했죠.

유정: 저는 그래서 내 귀에 들리니까 하는 거고, 못할 말도 아니지 않냐고 얘기했더니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는 거예요.

민경: 보면 얘가 어른이고 그 사람이 애에요. 들어보면 말하는 게 자기 말만 맞다고 해요.





LE: 어쨌든 D 공연 얘기는 이 정도로 마무리해보고, 좋은 얘기로 넘어가볼게요. (전원 웃음) B 공연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해요. 세 분은 그쪽에서 서포터를 하고 계신 거죠?

유정: 저는 스탭이고, 이 언니들은 서포터였어요. 각각 4기, 5기…





LE: 알기로는 B 공연, F 공연 모두 콘브리오 씨가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유정: 네. 그렇죠. 근데 F 공연은 주최는 병훈 오빠가 하는 거고, 그 밑에서 콘브리오 오빠가 도와주고 있어요.





LE: 병훈 오빠는 누구에요? (웃음)

유정: 김병훈 씨라고, 비트박스 DG(Beatbox DG) 형 있어요.

민경: 비트박스 KR 운영하시는 분인데, 비트박스 DG 형이에요.





LE: 어쨌든 D 공연과는 다르게 B 공연에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잘하고 있는 건가요?

유정: 글쎄요? (웃음)

희재: 유정이는 스탭이니까 무조건 해야 해요. 얘는 오래 보다 보니까 약간 불만도 있고 그러는데… 저희는 한 번씩만 해봐서… 어때?

민경: 나는 좋았어. 근데 전 D 공연을 겪고 나서라 B 공연이 정말 좋았어요.

희재: 태도가 달라요. 저번에 B 공연 했을 때 잡았던 테마가 루키 스페셜이었거든요. 그때 이름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실력 있는 사람들 작업물들을 콘브리오 오빠랑 스탭들이 같이 들어보고 상의를 하고 해서 라인업을 짰었어요. 근데 그런 테마의 공연은 여러 가지로 진짜 위험성이 크잖아요.

민경: 그걸 서포터즈 카톡방에서 다같이 얘기를 항상 해요. 시시콜콜한 것들도 다 얘기하고요. 어떻게 보면 서포터즈 일 끝나고 인연이 끝날 수 있는데도, 그 인연을 놓치지 않고 쭉 친분을 쌓아갈 수 있는 분위기에요. 그러니까 더 편하게 서포트 할 수 있어요.

유정: 그냥 아침에 ‘굿모닝’부터 시작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다 해요. 아무래도 콘브리오 오빠가 처음에 서포터즈를 시작한 이유도 팬들하고 친해질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되게 아무 관계 없는 사람들이 힙합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모여서 서로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거잖아요. 보통 서포터즈는 자기가 공연 기획 관심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신청하거든요. 같이 상의하고 이런 게 있으니까 그런 것들도 도움이 되고…

희재: 상생적인 부분이 많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서포터로 뽑아도 그 사람들이 열정이 있고, 공연을 어느 정도 다녀본 사람들이니까 운영하는 데 있어서 분명히 도움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리고 루키 스페셜만 봐도 카톡방에서 콘브리오 오빠가 ‘이번에 사람이 안 와도 재미있을 거야. 그리고 걔네 나중에 다 잘 될 사람들이야. 왜냐하면 실력이 있으니까.’라고 얘기하시는 거예요. 뭔가 그런 마인드 있잖아요.

민경: 그런 마인드도, 분위기도 다 좋아요. 제가 서포터즈를 했을 때는 B 공연 1주년 때라서 라인업이 짱짱했는데, 그때 오빠가 너희가 서포터즈고 일을 하겠지만 공연 보면서 즐기면서 하라고 얘기해주셨었어요. 근데 그런 말을 딱 해주시니까 약간 좀… 괜찮다. 공연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부담도 덜했어요. 그런 챙겨주는 부분들이 다른 쇼와는 다르게 좋아요.





LE: 정리가 안 되어서 그러는데, 서포터는 일단 페이를 안 받고 자원해서 하는 거죠?

유정: 네. 재능기부? 재능은 모르겠지만… 근데 뭐, 좋아서 하는 거고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LE: 간단하게 서포터즈의 장단점 같은 걸 정리를 해보면 어떤 게 있을까요?

희재: 단점은 공연을 확실히 못 보는 게 단점이에요.

민경: 한 기수가 끝나면 끝이다? 물론 다시 뽑을 때 또 할 수 있긴 하지만요. 장점은 경험?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자소서 많이 쓰잖아요. 그런 거 쓸 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뭐냐는 질문에 서포터즈 얘기 써넣어요. 공연을 좋아해서 서포터즈를 했다. 저한테는 나름대로 큰 경험이어서… 공연 기획 같은 걸 꿈꾸는 분들에게는 경험을 해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유정: 공연 못 보는 게 단점. 나는 B 공연 본 적이 없어.

희재: 근데 어차피 그런 거 감안하고 하는 거니까요. 그럼 단점 없는 걸로?





LE: 그럼 서포터즈를 체험해 보지 않은 일반 관객들도 많잖아요. 그런 친구들에게도 서포터즈 활동을 추천하고 싶은가요?

유정: 네.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하면 서로 시너지 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 사람은 체험해 보고 싶은 사람이고, 또 공연 기획자는 공연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 사람이고 하니까요. 그러니 서로 윈윈인 거죠.

희재: 근데 공연 운영을 잘 못하면 순수한 마음으로 서포터하려고 들어왔던 사람들이 공연은 다 이런 건가 하는 실망감을 갖게 되거든요.그래도 B 공연은 시너지를 내려고도 많이 노력하고 운영도 잘 되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경험해 봤으면 해요. 다음에도 또 하고 싶고 그런 거니까.

민경: 중독성이 있어요.

 

 

 

LE: F 공연 관련해서 잠깐 얘기를 해보면 얼마 전에 사고가 있었다고.

희재: 저랑 민경이는 관객이었고 유정이는 스탭이었어요. 근데 진짜 공연 보기 힘들었어요.

유정: 근데 그게 솔직히 관객 잘못이 컸죠. 왜냐하면 저희가 한 시부터 티켓을 오픈을 하고 네 창구를 열었어요. 근데 (관객들이) 안 왔어요. 안 온 건 제 잘못이 아니잖아요. 늦어도 세시까지는 와서 표를 받으라고 공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세 시에 온 거죠. 공연은 다섯 시고 저희는 네 시부터 줄을 세울 거였는데... 그러니까 저희는 사람은 많고 통제 인원은 없는데 다 나와서 동원될 수도 없는 시스템이었는데, 사람들이 늦게 오니까 밀린 거죠. 밀리니까 못 들어가고 그러니까 지연되고 결국 공연이 한 시간 늦게 시작하게 됐어요. 저 진짜 거기서 쌍욕 엄청 많이 먹었거든요. 근데 만약에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정시에 시작할 수도 없는 게 밖에 있는 사람 중에 막말로 1번, 2번이 있을 수도 있는 건데 우리가 그냥 입장 시켜버리면 그 사람들은 또 어떡해요. 그런 것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빡쳤지.

민경: 그 안에서가 제일 문제였어요. 무대 앞에 펜스가 있었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펜스 밑으로 기어들어가서 무대 바로 앞으로 가버리는 거예요. 저도 맨 앞에 있었는데, 그걸 보고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병훈 님을 불러서 이 사람들 좀 처리해달라고 했더니 ‘공연은 진행되어야 해서 어쩔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데 섭섭했죠. 저도 맨 앞에 있는 사람인데, 저라고 맨 앞에 안 가고 싶었겠어요. 근데 펜스 앞으로 들어가면서 계속 밀렸죠. 원래 무대 앞부터 펜스 사이는 비워 놓아야 하거든요. 왜냐하면 거기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진행할 수도 있고 그런 건데, 관객들이 그런 걸 무시한 거죠. 한 쪽 사람들이 들어가니까 다른 쪽 사람들도 들어가고… 근데 저희가 앞으로 안 가니까 뒤에서 수근 거리는 거예요. ‘우리가 갈까?’라고 하면서… 그래서 질서가 너무 어지러웠고 저는 앞에 있었고 희재는 약간 뒤에 있었는데 심지어 중간에 나갔어요. 너무 밀어대서 토할 뻔 했대요. 

희재: 나 진짜로 토했어. 공연 보다가 토한 건 처음이야.

유정: 전 그날 쓰러진 사람이 있어서 119를 불러서 응급실 갔었어요. 어떤 관객이 과호흡이 온 거예요. 그래서 대기실로 데려갔는데 저희가 어떻게 해줄 수 없었어요. 과호흡이 오면 혈액순환이 안 되어서 손발에 마비가 온대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세호 오빠가 불러서 119 부르라고 하고 응급처치도 하고 그랬어요. 세호 오빠 멋있었어요. 





LE: 근데 그날 공연에서 처음에 밀기 시작한 팬들이 특정 팬덤이었던 건가요, 아니면 그냥 일반 관객들이었던 건가요?

유정: 모르죠.

민경: 특정 팬덤은 아닌데요. 유명한 사람 나오면 심해요. 하이라이트 레코즈가 나올 때도 그런 게 없지 않아 있긴 있는데, 심했던 때는 일리네어 레코즈나 긱스(Geeks)랑 벅와일즈(Buckwilds). 긱스 타임 때는 ‘대박이다.’라고 스탭이 얘기할 정도로 좀 심했어요. 

희재: 우리도 뒤에서 봤잖아. 진짜 심했어.

민경: 저희끼리도 그런 얘기를 해요. 아마 그 팬들도 알 거예요. 일리네어 레코즈 팬들도 알아요. 자기들도 힘들어 하는데 좋아하니까 가는 거예요.

희재: 팬들도 팬들인데 벅와일즈가 그 날 신나서 무대 뛰어다니고, 레드불 계속 나눠주고, 물 뿌리고… 이게 질서만 잘 지켜졌으면 진짜 재미있었을 텐데 그게 아니었으니까…

민경: 벅와일즈가 뒤에 레드불 보관통이 있었는데 그 통을 앞에 놓고서는 하나씩 나눠주니까 팬들이 미는 거죠. 그 앞에 앉아서 놀고 이러니까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고 계속 미는 거예요. 

유정: 물 뿌리는 건 재량이니까 상관 없는데 왜 하필 앞에서 그렇게 (레드불을) 나눠줘서… 어차피 손 잡아주거나 무대도중에 갑자기 사진 찍어줄 것도 아니면서 우리가 고통스러워 하는 게 안 보인 건지 그래서 아티스트한테도 화가 났어요.

민경: 도끼 콘서트 때도 그런 게 진짜 심했어요. 제가 앞쪽 번호였는데 뒤에서 미는 게 너무 심했어요. 끝나니까 '아, 끝나서 아쉽다.'라는 생각이 안 들고, ‘아, 드디어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정: 일리네어 레코즈 공연은 힘들어요. 관객 질서가 좋지 않은 편이에요.

민경: 중간에 힘들어서 나와요. 앞 번호인데도…

희재: F 공연 때도 일리네어 레코즈 안보고 나왔어. 시간도 너무 지체돼서 핫클립(Hot Clip) 때 나왔어요.





LE: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좀 더 이어 가보면, 오랜 기간 동안 언더그라운드 팬덤 문제 중에 언급되는 부분이 있는데 소위 ‘얼빠’라고 부르는 존재들이 있잖아요. 세 분은 그 ‘얼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정: 요즘 더 심해요. ‘얼빠’들도 음악을 듣긴 듣는데, ‘걔네 음악’만 들어요.

희재: 음악을 듣긴 하는데… 공연 때는 무슨 생각이 드냐면 ‘밀 거잖아. 힘들어.’. 그 생각이 먼저 들기 싫어도 들게 돼있어요.

민경: 심지어 도끼 콘서트 때는 진짜 클럽 의상처럼 입고 와서 비누방울 불고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데도 그러고 놀고… 남자친구가 민망해서 말리는데 들은 척도 안하고...그런 팬도 있고, 처음 봤는데 막 ‘내 남자야’, ‘오빠’ 이러는 거 좀 짜증나죠. (웃음) 도끼한테 그랬다니까?

희재: 솔직히 공연 보면서 사진 찍을 수 있고 소리 지를 수도 있어요. 근데 (‘얼빠’들은) 뭔가 되게 달라요. 저희 같은 경우는 멘트할 때 사진 잠깐 찍고, 전주 나올 때 잠깐 찍고 그냥 던져놓고 놀아요. 그러다가 그냥 신발 더 찍고… (웃음) 왔으니까 놀아야 해요. 사진 찍고 그런 게 부수적인 것들이 되어야 하는데 ‘얼빠’, ‘빠순이’ 이런 축에 속하는 사람들은 공연을 즐기는 게 ‘주’가 아니에요.

민경: 카메라 들고 와서 찍을 필요 없이 그냥 포토그래퍼 분들이 찍어주시는 거 보면 되는데… 아니면 대포같은 카메라를 들고 오시든가.

유정: 그만한 거 들고 오는 사람들도 있어. 도끼 콘서트 때는 색다른 게 브이홀에서 했잖아요. 맨 뒤로 가서 삼각대를 몇 개 세우더라고요. 그리고 찍어요. 캠코더도 봤어.

민경: 저도 옛날에는 카메라로 사진 꽤 찍었었는데, 카메라 앵글을 통해 보는 무대랑 카메라 앵글을 안거치고 육안으로 바로 보는 무대는 다르잖아요.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느끼면 (사진만 찍는 게) 진짜 아까울 텐데… 즐기고 나오는 게 더 좋은 걸 알 텐데 말이에요. 그래서 허클베리피 오빠가 카메라 내리라고 할 때 고마워요.





LE: 그래도 하이라이트 레코즈도 씬에서 가장 잘 나가는 레이블 중 하나잖아요. 그 정도가 되면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얼빠’가 있긴 있을 것 같은데…

유정: 글쎄요. 그런 사람들이랑은 안 친해서… 왜냐면 맨 앞에 있는 애는 저에요. (웃음) 뒤에 사람들은 그냥 사람들? 사람들이 ‘어, 비프리 나왔다. 가까이서 볼래.’ 이러지 않아요. 안 잘생겼잖아요. 그래서 그냥 비프리는 비프리. 비프리 사랑해요. 알죠?

희재: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연 오는 사람들은 진짜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유정: 일리네어 레코즈 팬들은 자기네들끼리 서로 미니까 아무리 같은 무리더라도 자기네 무리 안에서도 감정 상하고 하는 게 있지만, 저희는 그런 게 없어요.

민경: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연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 찍으시는 분들도 줄어들고, 이제는 즐기러 오시는 분들을 많이 봐요.

유정: 저도 더콰이엇 진짜 좋아하고 가려고 했는데 저번 단독 콘서트 티켓팅도 자신 없고 매진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안 했는데 표가 생겨도 가기 싫더라고요.





LE: ‘얼빠’ 팬들과 진짜 팬들의 구분점을 두는 게 저는 힙합을 좋아하는가, 아니면 특정 뮤지션 만을 좋아하는가에 제일 중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얼빠’들은 힙합이란 장르의 팬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세 분은 힙합씬에서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 아티스트 이외에 또 어떤 아티스트들을 좋아하시는지 궁금해요.

희재: 저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음악은 다 듣는 편이예요.

유정: 저도요. 지금은 다 레이블 단위들로 있으니까, 스탠다트(STANDART)도 좋아하고, 하이라이트 레코즈 좋아하고, 일리네어 레코즈 좋아하고…

민경: 음악은 다 좋아해요. 가사도 좋고 그러니까 계속 듣고 그러는데, 팬들 때문에 공연은 그렇게까지 보고 싶지는 않은…





LE: 외국 힙합도 많이 들으시나요?

유정: 다 듣죠. 근데 제가 엄청 스펙트럼 넓게 듣지는 못하고요. 들으려고 해도 모르는 게 많으니까 힙합엘이 통해서 듣죠.





LE: 제 입장에서는 ‘얼빠’와 ‘얼빠’아닌 사람이 구별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세 분이 ‘얼빠’들과같은 부류로 치부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취급을 받아 기분이 나빴던 경험이나 일화가 있나요?

유정: 할 수 없죠. 집에 있는 그 사람들한테 찾아가서 ‘아유, 저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냥 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죠. 그런 사람들이 저희보다 더 많으니까요.

희재: 아쉬운 건 있어요. 저희가 좋아서 듣는 거고, 진짜 힙합 좋아해서 알려주고 싶고 해서 F 공연 페스티벌 때도 친구들한테 ‘진짜 재미있을 거야.’라고 해서 데리고 갔었어요. 그런데 공연 보는 게 너무 힘드니까 미안했어요. 걔네는 처음 힙합 공연 보러 간 건데... 라인업 빵빵하고 좋긴 한데, 엄청 심하게 힘들고 밀고 이러니까 ‘아, 공연이 원래 이런 거구나. 다시는 안 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게 너무 속상하고 아쉬워요.

민경 : 저도 제 주변 친구들을 A 공연에 데리고 갔었는데, 빈지노가 나오니까 친구가 중간에 (힘들어서) 나갔었어요. 그래서 제가 다음에는 미안해서 (공연 같이 가자고)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이 친구들을 이번 공연을 통해서 이 문화에 더 관심을 가지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친구들 머릿 속에 ‘아 힘들었다’라는 생각이 가장 클 것 같아서 속상했죠.

유정: 그래서 저는 애들 공연 데려갈 때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연을 데려가요. 그게 제일 빠지기 쉽고 좋거든요. 재미있지, 안 밀지, 그냥 놀면 되지. 그러니까 상관 없는데, A 공연이나 D 공연은 저도 가기 싫어요. 힘든 걸 다 아니까요. 그리고 그런 공연에 ‘얼빠’들이 왜 더 많이 가게 되냐면, 한꺼번에 많이 보니까 그런 거예요. 얘도 보고 쟤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돈을 좀 더 쓰더라도 차라리 단독공연을 여러 개 가는 게 훨씬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솔직히 저는 B 공연도 사람들 많이 오는 거 싫거든요. (웃음) 라인업이 많은 게 싫어요. 근데 콘브리오 오빠는 생각이 달라서… 근데 그게 서로 힘들거든요. 아티스트들은 기다리는 데 오래 걸리고, 팬들은 공연 시간이 길어지니까 지루하고… 아쉬워요.





LE: 개인적으로는 팔로알토 씨의 [VETERAN 2] 공연을 영상으로 보면서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세 분은 어떤 공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거나 가장 재미있었나요?

유정: 저는 [BURNING NIGHT]? 그 날은 작정하고 놀았어요. 사실 저는 밴드 세션으로 하는 공연에서 재미를 못 느끼겠어요. MR이랑 달라서 신나는 게 덜하더라고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별로에요. 싫지는 않은데… 밴드 사운드로 해서 더 좋은 곡이 있고 별로인 곡이 있는데, 전부 밴드 사운드로 하니까 좀 덜 신난다고 해야 하나요. 어떤 곡은 좀 놀아줘야 하는데 밴드로 하면 못 노는 그런 게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론리피노케이(Lonely Hearts Club, Pinodyne, Jerry.k 밴드라이브 투어)]를 가긴 가지만, 뭔가 재미는 기대되지 않고 하니까 전 주에 현대자동차에서 하는 [BURNING NIGHT] 공연을 갔었어요. 미친 사람처럼 놀았죠. 그리고 그때 사람도 없어서…

희재: 그 공연이 응모를 해서 관람자를 뽑는 거였는데, 당첨이 안 된 사람들도 있고 된 사람들도 있는데, 양도를 못하게 하니까 저희가 온갖 방법을 다 해서… (웃음) 상상마당이 엄청 넓은데 사람도 없었거든요. 입장을 해서 제일 앞을 저희가 다 채웠는데, 그 뒤로는 엄청 띄엄띄엄 있는 거예요. ‘우리끼리 싸이퍼 할래?’ 이러고… (웃음)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까 저희가 더 신나게 하고 그랬죠. 저희가 한 사람 당 열 명치 소리는 다 지른 것 같아요. 막 놀고 재미있었어요.

민경: [분신]도 진짜 재미있었어요. 사람들이 공연장을 채워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허클베리피 오빠가) 입장 시작부터 무대 위에 앉아서 피자를 드시면서 계시더라고요. 시작부터 웃겼어요. 구성이나 관객들 반응도 무척 좋았고 질서도 좋았어요.

 

 

 

 

 

 

LE: 오케이션 게릴라 공연도 얼마 전에 했었잖아요. 그 공연이 남성 비율이 되게 높았다고 그러던데…

민경: 진짜 재미있었어요. 오케이션 오빠가 무대에서 내려와서 막 놀았어요. 헹가래 하다가 얼마 못 가고 떨어졌었어요. 오빠가 민망하셨다던데…

희재: 대부분이 공개되지 않은 곡들이었는데도 되게 신나게 놀았어요. 한 세 번 해주더라고요. 





LE: 하이라이트 레코즈가 최근 구사하는 스타일을 보면 트랩 스타일이 꽤 있잖아요. 익숙하지 않지 않나요?

유정: 오케이션이 확실히 트렌디해서 자기가 주도하는 것 같더라고요. 듣다 보니 괜찮던데요?





LE: 듣기 좋고 놀기 좋으면 크게 상관이 없나 봐요.

희재: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그러면 좀 별로일 텐데 그렇진 않으니깐요. 오케이션이 꾸준히 하고 있잖아요. 그냥 ‘오케이션이 하는 거네’ 해요.

유정: 하이라이트 레코즈 공연은 웬만한 건 다 재미있었어요. 확실히 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LE: 그럼 레이블, 크루 소속을 안 따지고 힙합 씬에서 가장 공연을 잘 하고 관객 호응도 좋은 그런 뮤지션을 꼽자면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유정: 한 사람? 글쎄요.





LE: 그렇게 꼽기는 힘든가요?

유정: 그렇죠. 왜냐하면 혼자 재미있게 하는 건 어렵잖아요. 근데 그런 걸로 치면 허클베리피?

민경: 여유도 느껴지고, 워낙 집중도 하게 되고…





LE: 다른 얘기를 조금 해보면, 오랜 기간 힙합 씬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이 ‘얼빠’ 팬들은 일시적이잖아요. 20대 초반, 10대 후반에 잠깐 듣고 그때가 지나면 힙합을 졸업한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제 친구들 중에서도 그렇게 떠나간 친구들이 꽤 많아요. 세 분도 그런 친구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친구들을 안타까울 것 같기도 해요. 씬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팬들이 쌓여야 하는데 특정 연령대의 친구들이 그 시기엔 힙합을 듣다가 시기가 지나면 안 듣고 하니까… 세 분도 안타까울 것 같아요.

유정: 저 같은 경우에는 매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달라지는 게 속상해요. 그 사람들 중에서도 되게 좋은 사람들도 많고 더 끌어오고 싶은 사람들도 있어요. 물론 연락은 하고 지내죠. 근데 더 이상 공연을 같이 볼 수 없고 음악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고 그래요. 그런 사람들이 꽤 많아요. 근데 모르겠어요. 문제는 아까 말했듯이 서로가 똑같아요. 딱히 변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러면서도 돈은 더 벌고 싶고. 그냥 딱 이 정도에요. 심지어 ‘잠깐 오는 애들한테 돈 벌어보자.’라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또 같이 공연 다니던 언니들도 일하기 시작하면서 오기 힘들고 그런 게 있어요. 그리고 가사의 내용적으로는 좀 웃긴 게 가사들을 애기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맞춰주니까 애기들만 듣는 거죠. 그걸 본인들도 알면서 재해석하고 있는 게 싫은 거죠. 그러니까 저도 공연 내내 보니까 재미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고요. 이래서 떠나가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렇게만 꾸준히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요. 그리고 오빠들도 30대잖아요. 지금 루키들이 그렇게 엄청난 것도 아니고요. 그렇게 계속 똑같은 거죠. 그리고 딱히 지금 10대들이 지금 들어오는 루키들에게 집중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 게 절대 아니니까 문제인 거죠. 지금 한창 활동하는 아티스트들도 루키들 것들 다 듣기는 듣죠. ‘잘 하는 애들은 언젠가 뜨겠지?’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 언제? 언제까지 기다려요. 그렇게 하다 보면 정말 고만 고만해지는 거죠. 별로 의미가 없고 이제는 지친다고 해야 하나? 이 상황이 몇 년 째니까요. 제 눈에 다 보이잖아요. 이게 문제고 저게 문제인데… 그런 것들이 보이니까 그런 부분에서 지치는 거죠. ‘좀 더 자신의 영역을 넓힐 수도 있고 그런데 왜 가만히 두는가? 왜 자기 고집을 부리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안쓰러워요.

희재: 그런 걸 저희가 계속 얘기해주기도 해요.

유정: 얘기해주는데, 잘 안 들어요.

민경: 자기 고집이 있고…

유정: 제가 이렇게 오래 있다 보니까 드는 생각이 싫으면 제가 떠나면 돼요. 버벌진트 음악이 바뀌었다고 싫으면 그 사람에게 뭐라고 하거나 그 팬들과 싸울게 아니라 그냥 제가 안 듣고 그만 좋아하면 돼요. 별로였다가 좋으면 다시 들으면 되고요. 아니면 말고요. 그러면 되는데 그걸 방구석에 있는 것들이 어쩌고 저쩌고 해요. 더콰이엇이 전에 그랬거든요. 너도 변하는데 나는 안 변하겠냐고. 당연히 변하지. 그런 건 생각 안하고 ‘내가 고등학교 때 듣던 거 너네는 평생 해야 해.’라고 하는 건 웃긴 거잖아요. 그 사람들도 나도 같이 나이 드는데… 그걸 또 알면서도 그 분들도 딱히 고치지 않고요.





LE: 근데 본인들도 아직은 그런 연령대이잖아요. 아직 떠나가기 전의 나이대에 속하는 편인데, 어떨 것 같아요? 나중에도 계속 공연 많이 다니고 음악 듣고 그럴 것 같나요?

유정: 저는 지금 생각은 사람들이 이대로만 계속 하면 그렇게 오래 있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좋은데 너무 변화가 없어요. 서포터즈라는 것도 전에는 저희처럼 물질적으로도 해주고 그런 데가 몇 곳 더 있었거든요. 근데 오래 안 하잖아요. 저희는 꾸준히, 근 1년쯤?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물론 힘들어요. 다 각자의 일이 있고 하니까요. 그런데도 조금 하다 그만 두는 건 싫어요. 왜냐하면 제가 욕했던 분들이랑 다를 바가 없어지잖아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게 싫어서 더 악착같이 하려고 해요. (웃음)





LE: 한번 더 정리를 해보면, 뮤지션들이 변했으면 하는 게 정확하게 어떤 부분인 건가요?

유정: 좀 더 체계적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공연에 있어서도 시기라든지, 홍보라든지 그런 것들 있잖아요. 음원이 나올 때 홍보 같은 것도 그렇고요. 왜냐하면 레이블도 일단 회사니까 다 체계적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근데 그런 게 없어요. ‘나왔습니다.’라고 하고 마는 음악적 집단이 아니라 회사잖아요. 사장님이면 고려해야 할 그런 게 있고, 실장이면 홍보해야 하고 그런 게 있잖아요. 앨범도 항상 나온다 나온다고 얘기만 하고…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거든요. 자기네들 욕심이라고 하더라고요. 씬이 좁으니까 얘한테도 ‘너 얼마나 했니?’같은 걸 물어보잖아요. 자존심이 있어서 ‘언제 나옵니다’라고 했는데, ‘아, 죄송합니다.’라고 하고 미루고. 근데 팬들 입장에서는 보면 짜증나잖아요. 천천히 얘기했으면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데 나온다고 해놓고 안 나오고 이러니까 우리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일리네어 레코즈같은 경우에는 깔끔하잖아요. 11시 11분에 발표하겠습니다. 차라리 그게 훨씬 나은 것 같아요. 어디는 ‘죄송해요. 미뤄질 것 같아요. 뭐가 아직 안 끝나고…’ 그런 건 궁금하지 않아요. 깔끔하게 언제 딱 나온다고 했으면 좋겠어요. 근데 욕심이고 바뀔 수 없을 거라고 얘기하니까 할 수 없죠.





LE: 그럼 그런 부분에서 체계적으로 정립되면 회사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유정: 아무래도 그렇죠. 지금은 앨범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기도 지칠 정도에요. 왜냐하면 공연 가면 세트 또 똑같고 이러면 지루하잖아요. 그러니까 새로운 음악을 기다리는데, 물론 음악 만드는 건 힘든 거 알지만 지금처럼은 안 했으면 해요. 언지만 하느니 차라리 안 했으면 좋겠어요. 신뢰도 잃는 것 같고요. 사실 저도 제가 누구 아티스트가 어떻고 이런 거 다 모르면 좋을텐데 알고 이러니까 더 속상한 게 있어요. 이렇게 하면 더 나아질 것 같은데 왜 안 하나 싶고요.





LE: 개인적으로 공연 내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MR 틀어놓고 랩하는 식의 공연 방식만을 차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이 이상의 어떤 아이디어를 짜내서 더 하기가 어려워서 그런 것 같아요. 특히 홍대에 있는 공연장에서는 더 그런 것 같아요. 밴드를 데려와서 하는 것도 그런 부분에서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려고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서 하는 거잖아요. 공연이 색달랐으면 좋겠지만, 사실 라인업이나 세트나 그런 거 말고는 없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좀 안타까운 것 같아요.

유정: 그렇죠. 근데 그런 건 둘째치고 지금 관객들은 매너 자체가 안되니까 바뀌어 봤자 일 거라는 생각도 있어요. 팬들은 여전히 밀고 앞에서 화장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보고 나오고 그 전까지 앉아 있다가 사진 찍고 나가고 그럴 거예요.





LE: 옴니버스 공연에 누구 나오고 들어가면 팬들도 같이 쭉 나가고 그런 경우가 많나요?

유정: 그게 옛날에는 만나려고 나가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은 그 아티스트를 보기 위해 온 거라서 나가는 거죠. 그래서 요즘에는 일부러 잘나가는 아티스트들을 맨 뒤에 놓고 공연하잖아요. 그런 게 좀 싫은 것 같아요. 그 집단의 친구라고. 누구의 친구인 누구. 그래서 팬들이 무조건적으로 좋아하고 그런 것들 말이죠. 우리도 그런가? 근데 그 팬들이 더 싫은 것 같아요. 솔직히 지코도 좋은데 팬들이 싫으니까 같이 싫어져요. 팬들 때문에 보는 것도 꺼려지고… 화가 나요. 하루는 어떤 아티스트가 뒤에서 보다가 들켰는데 팬들이 다 따라 나갔었대요. 좀 어이가 없더라고요.





LE: 그런데 그렇게 공연에서 밀고 그러는 게 다 개인 개인이 각자 그러는 건가요, 아니면 영합해서 조직적으로 미는 건가요?

희재: 개인 개인이 그러니까 그게 조직적으로 되어서 다 밀리는 거예요. 밀어봤자 앞에 오지도 못하고 힘만 들 텐데…

유정: 저도 옛날에는 그랬어요. 그래도 그때는 다 들어갈 틈이 있었어요. 200번 대였어도 앞쪽에서 보고 그랬어요. 그때는 남자들도 매너가 좋아서 자기가 키 크면 앞으로 넘겨줬단 말이에요. 요즘은 남자도 없고 키 큰 여자들밖에 없고… (웃음) [PINOvation] 쇼케이스 했을 때는 어떤 사람이 고기를 먹고 왔나 봐요. 마늘 냄새가 장난 없게 나는 거예요. 청자켓을 입고 있었는데, 땀 차니까 자켓도 벗고… 가지 가지 하더라고요. 전 그 사람이 아직도 제일 기억에 남아요.





LE: 저희 토크콘서트 했던 거 아시나요? 그런 형식의 공연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정: 그거 왜 안 하세요? (웃음) 되게 재미있게 봤다고 주위에서 들었어요.





LE: 자, 이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들 하시는 시간입니다.. 하이라이트 레코즈 뮤지션 분들에게도 좋고, 같이 서포트 하는 분들이나 다른 팬들에게 바라는 점 같은 것도 좋고 자유롭게 얘기해주세요.

유정: 비프리는 가사 그만 틀리시고, 싸우지 마시고… 또 뭐 있지?

민경: 조금 더 체계적이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사랑해요.

유정: 하이라이트 레코즈 보고 있나? 솔직히 우리 없으면 재미 없을 듯.

희재: 하이라이트 레코즈 사랑해요. 이제 저희 영입하세요. 근데 오빠들도 이제는 저희를 약간 당연시해서…

유정: 가족! 마이크 주는 애도 정해져 있고. (웃음)

희재: 끝나고 나면 반갑다고 인사하고 쿨하게 집가고.

유정: 옛날에는 ‘어, 그래. 와줘서 고맙고 조심히 들어가.’ 이랬는데…

희재: 팔로오빠 특징이 세 번 반복해서 말하기.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그래, 또 보자’

유정: 여러분 사랑합니다. 밀지 마세요.

희재: 허클베리피 오빠가 맨날 하는 말 있잖아. ‘오래 봤으면 좋겠다’고. 아무튼 저희 따위가 이런 인터뷰 해서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래 봐요.

유정: 다들 오래 봤으면 좋겠습니다!

민경: 제 주변분들 모두 오래 보고 싶어요!





LE: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 글 | Melo, Bluc
인터뷰, 사진 | Bluc, ATO
 
Posted by TenSixteen
,